IT
아리아나 허핑턴, AOL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도팀장
2011. 2. 8. 15:34
어제 AOL이 허핑턴포스트를 거액에 인수했다는 뉴스가 국내외 미디어업계를 강타했다.
무려 3억1천5백만달러, 현재 환율로 3천4백70억원이 넘는다. 그야말로 블록버스트급 딜이다.
동시에 허핑턴포스트의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Arianna Huffington)은 AOL의 모든 콘텐츠 유통을 관장하는 위치에 올랐다.
그녀는 시쳇말로 돈방석에 앉은 것은 물론 일약 거대 IT업체의 콘텐츠 부문 president가 된 것이다.
Old internet 업체와 New internet 업체의 동거로 비유되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AOL이 얻고자 한 것은 분명하다.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강자들에 밀려 해가 갈수록 AOL의 방문자수와 수익성은 급감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월 순 방문자가 2천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허핑턴포스트의 영향력이 절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합병으로 미국내 이용자만 1억1천7백만명, 전세계적으로는 2억7천만명이 AOL과 허핑턴포스트의 독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TheDaily는 보도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번 인수합병의 핵심은 허핑턴포스트 그 자체가 아니라 허핑턴포스트를 이끌어온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 그 자체라고 본다.
즉 AOL이 인수한 것은 '아리아나 바로 그녀'다.
인터넷 미디어의 홍수속에서 불과 5년만에 뉴욕 포스트를 위협하는 미디어업계의 강자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공이다.
각 전문 분야의 탁월한 블로거들의 글을 허핑턴포스트라는 한 곳으로 모아낸 사교력.
그리고 잘나가는 기존 언론인들을 거액에 데려오는 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웹 사이트 자체를 SNS와 완벽하게 호흡하는 소셜 웹으로 만든, 앞으로의 미디어 흐름을 예측한 탁월한 안목이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과의 자유로운 넘나들이가 오늘의 허핑턴포스트를 만들었다.
이것은 마케팅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허핑턴포스트에 광고를 하면 자연스럽게 트위터, 페이스북 이용자들과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인 매체가 됐다.
AOL은 이처럼 콘텐츠를 시대에 맞게 다룰 줄 아는 그녀의 능력을 산 것이었다.
AOL이 누구인가. 최초로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를 만들었던 인터넷 1세대 업체로 한때 미국내 최대 통신업체였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 초강자들의 등장으로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했고, 거듭된 인수합병 실패로 체면을 구길대로 구긴 상황.
때문에 AOL로서는 왕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다고 보여진다.
아리아나와 AOL의 CEO 팀 암스트롱은 이번 합병에 대해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1+1=11이 되게 하겠다"
섣부른 인수 합병은 1+1를 2가 되게 하기도 힘들다. 양사가 과연 11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아리아나가 허핑턴포스트 성공의 신화를 계속 써나갈 수 있을 지 올해 미디어 업계의 또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