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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Life

올 여름, 첫 캠핑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본격적인 오토 캠핑을 시작한지 이제 4년이다.

고등학교때 텐트들고 야영했던 추억 떠올리며 텐트와 코펠만 달랑 들고 캠핑에 나섰다가 좌식에서 입식으로 변화된 오토 캠핑 문화를 접하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제 막 오토 캠핑에 입문하시려는 분들에게 제가 초보시절에 범했던 실수를 반복하시지 말라고 몇가지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문제의 실수
1) 마구잡이로 장비 구입했다가 텐트만 3번 바꾸기
2) 텐트 등 한번도 설치안해보고 캠핑 갔다 낭패보기
3) 너무 싸구려 샀다가 금방 파손



1. 눈팅부터 시작하자


캠핑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본격적인 입문은 너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먼저 시작한 다른 사람들은 캠핑을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한번 눈으로 보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빨리 감을 잡을 수 있다.

주말에 가까운 캠핑장으로 한번 나들이를 갔다오는 것이다. (물론 간단하게 바람쐬러 가는 모드로)

실제로 캠핑하는 모습을 보면 '캠핑이 이런 것이구나', '이런 장비들을 사용하는 구나' 하는 나만의 느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2. 카페에 가입하자

포털사이트 naver나 daum에는 무수히 많은 캠핑 관련 카페가 개설돼있다.

대표적인 카페를 소개하면 네이버에서는 캠핑퍼스트(초보캠프) - 
http://cafe.naver.com/campingfirst , 다음에서는 캠핑을 사랑하는 사람들(camping people) http://cafe.daum.net/campingpeople 이다.

여기에 가입하면 캠핑 초보자가 꼭 알아야될 기초 상식부터 전문적인 지식(장비 고르기, 캠핑장 안내, 캠핑 요리 등)까지 캠핑과 관련된 광범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캠퍼들의 후기를 보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또 좋은 장비를 상식적인 가격으로 공동구매 하는 이벤트도 이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중고장터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캠핑족에게 카페 가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 수 있다.

3. 너무 싸구려 장비는 피하라


피서철이 되면 캠핑장비 10종 세트 등으로 포장된 저가 캠핑 용품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대형 할인점들도 앞다투어 저렴한 제품을 내놓는다.

하지만 캠핑을 한번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너무 저가 장비는 구입하지 않은 것이 현명하다. 

초보시절 2개 2만원에 파는 캠핑용 의자를 샀다가 하루만에 프레임이 주저앉는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결국 의자를 다시 구입하게 되기 때문에 싸구려 장비에는 아예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 돈을 버는 일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싼 장비를 사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 적정선을 찾기가 처음에는 어렵기 때문에 카페 등을 탐색해서 공부하는 노력이 어느정도 필요하다. 

캠핑 장비 전문 카페에서는 고가 브랜드 장비를 모방해서 만든 중저가 제품을 많이 팔고 있는데 질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우수해 큰 도움이 된다. 

4. 화려한 장비에 주눅들지 말라

요즘 캠핑장에 들어서면 어림잡아서도 수백만원 이상가는 고가 브랜드 장비 일색으로 사이트를 구축한 캠퍼들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다.

캠핑 문화가 너무 럭셔리해져서 이게 과연 '야생'인가 하는 의문이 들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캠핑의 꽃은 절대 장비가 아니다. 돗자리 하나만 깔아도 가족과 함께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온다면 그것이 진정한 캠핑의 참맛이다.


이렇게 현장 눈팅이나 카페 탐색을 하고 나면 캠핑의 첫 단계인 장비 구입 단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저의 경험을 토대로 몇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아래와 같다.

1. 입문 기본 장비

텐트, 타프(천막), 테이블 & 의자, 화로대

2. 텐트

예전에는 소형 돔텐트 위주였다면 캠핑이 입식 위주로 바뀐 요즘은 바닥이 없어 거실처험 사용할 수 있는 리빙쉘형(리빙쉘터)이 대세다. 신발을 신은 채로 드나들 수 있고 겨울에는 텐트안에서 난로를 피우고 요리에 잠자리까지 다 해결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돔 텐트로도 충분하지만 쌀쌀한 봄, 가을이나 겨울 캠핑때는 리빙쉘이 필수기 때문에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4계절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리빙쉘로 장만하는 것이 좋다.

                                                                                                                                (출처 : snow peak)

3. 타프 

대형 그늘을 만들어주는 타프는 특히 여름 캠핑때는 필수 장비다. 나무 그늘도 없는 뙤약볕에서는 돔텐트 하나만으로 버티기 힘들다.

타프는 스퀘어형(square)과 헥사형(hexa)이 있다. 헥사 타프는 모양이 날렵해서 바람에 강하지만 그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사각형을 추천한다.

그리고 또하나 고려할 점은 햇빛 차단과 방수 성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너무 저가형의 경우 햇빛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타프 밑에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거나 비가 세차게 내릴 경우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보통 내수압 1500이상 이면 무난한 편이지만 장대비가 내릴 경우엔, 아쉬울 때가 있다.


                                                                                                                              (출처 : camptown)

4. 테이블 & 의자
 

테이블과 의자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없어도 되는 장비다. 돗자리만 펴놓고도 캠핑을 즐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리를 하거나 먹기에는 아무래도 입식이 편한 것은 사실이다.

구입하기로 결정했다면 테이블과 의자는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간혹 테이블과 의자가 붙어 있는 제품도 나오는데 얼핏 관리하기 편해보이지만 무겁고 비실용적이어서 비추하는 아이템이다.

먼저 테이블. 요리 전용인 키친 테이블도 따로 나오지만 입문시에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형태를 고르는 것이 좋은데 4인 가족 기준으로 3단 접이형이 무난하다. 한쪽에서 요리도 할 수 있어 쓸모가 많다.

의자. 의자는 비교적 파손되기 쉬운 장비기 때문에 프레임의 강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몸무게 80kg 이상 나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이 무게 이상을 견딜 수 있는 제품으로 골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폭삭 주저앉는 사태가 발생한다.

영화 촬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캡틴형과 등을 약간 기댈 수 있는 릴렉스형이 있는데, 릴렉스형이 여러모로 활용도가 많다.

 


                                                                                                                         (출처: coleman)

5. 화로대

모닥불 피우는 화로대가 무슨 필수 입문 장비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제 경험상 필수다.^^

캠핑 입문 후 처음 1년간은 불 피우는 재미로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불장난 아니면 밤에 별로 할 일도 없다.ㅎㅎ

화로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아내, 아들과 함께 깊은 밤 하늘 별을 세다보면 천국이 따로 없다.

돌을 모아놓고 장작에 불을 붙일 수도 있는데, 잔디가 타죽거나 화재 위험때문에 대부분의 캠핑장에서는 화로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모닥불을 피울 수 없기 때문에 화로대가 있어야 한다.



6. 기타 장비

- 버너 : 여름에는 굳이 2구 짜리 고성능 버너가 필요없다. 그냥 부르스타 만으로도 훌륭하다.

- 코펠 : 스테인레스가 좋지만 집에 있는 냄비나 그릇도 훌륭하다.

- 랜턴 : 랜턴도 필수 장비다. 가스등과 건전지등이 있는데 가스등이 부담스럽다면 입문때는 건전지를 사용하는 LED 랜턴이 좋다. 특히 텐트 안에서는 가스등 사용이 절대 금지다.

- 그릴 : 숯불에 고기 구워 먹는 것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그릴도 사실상 필수장비다. 이왕이면 훈제가 가능한 그릴이 좋지만 부피가 커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초보 때는 단순한 형태를 추천한다.

- 아이스박스 : 여름 캠핑을 위해서는 아이스박스가 있어야 하는데, 좀 큰 것이 좋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할 때 50리터 내외를 추천한다. 아이스박스에는 다른 보냉용품을 쓸 것없이 냉동실에서 3일 얼려놓은 생수 페트병을 넣으면 냉기가 상당히 오래간다.

- 침구 : 여름에도 야생의 새벽은 매우 서늘하고, 바닥에서 찬기가 올라오기도 한다. 반드시 이불류가 필요한데, 침낭이 없다면 덮던 이불 가져가고 노약자가 있다면 전기담요도 좋다. (웬만한 캠핑장에서는 전기 사용이 가능한데, 긴 연장선이 필요할 수 있다.)


7. TIP

1) 텐트나 타프를 구입했다면 반드시 한번 정도는 설치해보고 캠핑을 떠나시라.
 

매뉴얼을 아무리 숙지했다해도 현장에서 처음 치려고 하다보면 당황하게 되는데 땡볕에서 텐트 치는데만 1시간 이상 걸리면 본인도 힘들지만 지켜보는 가족도 아주 힘들어집니다.^^
(시험 설치 장소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제일 좋아요)

2) 짐싸고 푸는 것을 즐겨라.

오토 캠핑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에 짐을 싣고 내리는 것도 즐기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뜨거운 여름에 이것저것 짐을 여러차례 옮기다 보면 땀에 푹 젖기 일쑤고, 도착해서는 거꾸로 모든 짐을 내려 놓아야 하는데 이 작업 역시 만만치 않다. 철수할때도 역시 짐을 싸야 한다. 이런 짐과의 전쟁을 즐겨야 한다. 

자기가 구축해놓은 사이트(텐트 친 구역)와 가족들의 미소가 힘든 것을 다 보상해준다.
 

참고로, 나의 경우 캠핑 떠나기 전날 차량에 미리 장비를 실어두면 당일날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고, 돌아와서도 무리하게 그날 장비를 다 내리지 말고 푹 쉰 다음에 천천히 정리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