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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메모

독서메모-뉴스생태학(토머스 패터슨)

p19

기자는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을 기사화하고 우리를 직접적 경험 너머에 있는 세상과 연결시키는 일을 일상적으로 담당한다. 공적인 삶은 갈수록 더 복잡해지기 때문에 현재 활동 중이면서 그날그날의 쟁점에 관해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언론인을 필요로하는 이유다. 그러나 언론인이 대중의 필수적인 정보원이라는 주장은 기자들이 선전과 오보를 유포하면서 점차 사라지는데,

 

대중이 기자들의 메시지가 더 이상 다른 정보원들보다 더 가치 없다고 결론 내리면 뉴스에 대한 수요는 하락할 것이다. 그런 변화는 이미 진행중이다.

 

p20

무엇이 뉴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까? 일부 관찰자들은 디지털 시대의 돌파구(시민 기자, 팩트체커, 크라우드소싱 등)가 뉴스를 더 신뢰할만한 형태로 만드는 열쇠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신개발품들이 도움을 될 수 있겠지만 저마다 중대한 한계가 있다. 그보다 더 유망한 가능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내가 지식 기반 저널리즘이라고 부르려는 것이다.


<1장 정보의 문제>

p30

블로그들은 확실히 정보와 토론을 함께 이끌어내기는 하지만 대개 편협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대부분 반대 견해들을 폄하하거나 막아내는 매우 당파적인 추종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p39

또한 50여 년간, 미디어 시장 50군데에 흩어져 있는 154개의 지역 TV 방송국에 관해 연구한 결과, 범죄와 사건은 공공 문제보다 2배 많이 뉴스에 보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낚아서 붙잡기가 그 운영 전략이다.

 

p47

편집자는 진기하지 않은 사실보다는 사실이 아니더라도 진기한 것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자를 붙잡으려는 욕구는 뉴스 사업에서 끊임없는 관심사다. 어느 연구 조사에서 편집인들에게 가짜 기사들의 등급을 매긴 후 왜 그렇게 선택했는지 물어보자 갈등과 근접성 및 시의성을 주요 요인으로 파악했다.

 

p49

가속화된 뉴스 주기가 보도의 정확성을 위협한다. 계속되는 뉴스 주기에서 언론은 갈수록 먼저 진실을 캐내기보다 혐의를 전달하는 것을 지향한다.

 

p50

보도 실수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일단 입력되면 나중에 실수를 바로잡는다 하더라도 기존의 잘못된 정보가 종종 사람들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일단 사람이 무언가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나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


<2장 정보원의 문제>

p66

맹목적 인용보도의 작동 기준은 정직함보다는 권력이다. 국회의원의 거짓말을 전달함으로써 기자는 사기에 연루된다. 그 주장은 공론화되고 뉴스에 나옴으로써 신뢰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p67

어느쪽이든 간에 객관적 보도 모델은 속임수에 관여한 기자에게 면죄부를 준다. 

기자로서는 상원의원의 발언을 가지고 그를 물고 늘어지는 것보다 "상원의원 스미스.....라고 말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이 훨씬 덜 위험하다.

 

p79

미국의 객관적 저널리즘 모델은 사실의 왜곡을 방어하는 데 취약하다. 균형에 대한 책무가 그러한 왜곡을 일으킬 뿐 아니라, 그러한 왜곡이 점검받지 않은 채 통과되는 것을 용인한다. 이 모델에서 의미하는 정확성이란 말한 것의 진실성에 관한 문제라기보다는 누군가가 실제로 그것을 말했는지 여부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에릭 풀리는 이러한 관행을 속기술이라고 불렀다.

p80

기자들은 사실을 확인하는 데 책임을 지기보다 균형, 즉 양측 모두에 각자가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을 제시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했다. 언론의 균형이란 "사건이 발생하는 대로가 아니라 사건이 제공되는 대로 보도하기로 동의하는 세심한 수동성"이다.

 

맹목적 인용 저널리즘


<3장 지식의 문제>

p107

저널리즘이 지식을 핵심에 두지 않고 체계적인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하기란 어렵다.

 

p108

지식은 언론인들에게 발견한 것을 가지고 무엇을 만들 것인지뿐만 아니라 무엇을 찾아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안내한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조사의 최종 결과물이자 시작점이다.

 

p109

당면한 주제에 관한 실용적인 지식이 없다면 기자들은 그들이 찾고자 하는 정보, 인용문, 머리기사의 정보원이 되는 전문가들로부터 피해를 당하기 쉽다.

 

p113

지식은 기자가 자신의 설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균형 감각을 지니고 대응하고 있는지, 그럴듯한 대안들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지, 귀인오류를 피하고 있는지, 정보원의 조작을 막고 있는지, 자신의 추세 분석 및 비교가 올바른 목표를 향하고 있는지,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는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지 인식할 수 있게 한다.

 

p114

기자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초 관찰을 생산하는 역할'에서 '검증과 해석을 강조하는 역할'로 변화해야 한다.


<4장 교육의 문제>
p118

뉴스로부터 새로운 것을 쥐어짜내는 방식으로는 저널리즘을 재구성할 수 없다.

 

기자들은 필연적으로 오늘의 새로운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것은 기자들이 기사를 찾아내기 위한 창구다. 하지만 그들이 오늘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다면, 그들은 점을 산으로 생각하고 산을 점으로 이해할 것이다.

 

p119

맥락 정보가 언론의 장점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기자들은 그날의 사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맥락에서 종합적이고 지적으로 설명하는 데 보통 실패한다.

 

일반적으로 뉴스 기사들이 사건에 대해 누가, 무엇을, 어디서, 언제 일어났는지는 설명하면서 왜 일어났는지에 관한 설명은 생략하는 것을 발견했다.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설명하는 기사들도 종종 그 설명이 너무 얄팍해서 유익하지 않다. 

 

p120

작가 제프리 슈어는 누가 언제 무엇을 어디서에 관한 설명은 점들을 수집하는 것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다. 왜에 관한 설명은 점들을 연결하는 것에 관한 문제다.

맥락이란 순간적인 사건이 정치나 문화 혹은 역사의 더 큰 흐름에 적응하는 방법

 

지식은 기사의 맥락을 강화해줄 열쇠다. 심지어 적당히 복잡한 사건을 비롯한 거의 모든 사건에 대해 기본적인 요인을 잘 알고 있지 않은 기자들이 포괄적이고 지적인 설명을 구성해낼 것으로 기대하기란 어렵다.

 

p122

기자들은 극심한 시간 제약 속에서 일하며 그러한 제약에 대처하고자 표준화된 일상에 의존한다. 저널리즘의 반사적 특성은 소위 무리나 떼 저널리즘 즉 다른 기자가 자신에게 기사 줄거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성향에서도 나타난다. "보도의 90%는 10%가 생산하는 것에서 파행된다"

 

p123

기자들이 대부분 자신이 보도하는 도구들과 줄거리 구성이 기사의 내용과 수용자의 반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

기자는 교사가 학생과 갖는 면대면 소통을 자신의 독자나 시청자와 갖지 않는다. 뉴스 수용자를 시야에서 볼 수 없고 그래서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자들이 수용자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지 않는다면 그들은 수용자에게 알릴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p133

뉴스의 속도가 가속화하고 맥락과 분석에 관한 요구가 커지면서 기자들은 거의 분석가가 아니라 전달자로 남게 된다. 우리의 기술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사람들의 집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이 아닌 행동의 달인이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경험적으로 탄탄한 형태의 증거 수집과 같은 것을 수행하는 데 그들 시간의 대부분을 쏟지 않는다.

 

지식 기반 저널리즘은 기자들에게 접근 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할 것이다.

 

p138

언론인들이 습득해야할 다섯가지 역량

①관련 역사, 사회문제 및 분석적 사고에 대한 인식 ②보도될 특정 분야에 관한 전문성 ③저널리즘의 과정에 관한 지식 ④윤리적 기준에 대한 인식 ⑤실용적인 기술에의 정통함

 

p140

디지털 기술은 지식기반 보도를 강화했고, 지식 기반 보도는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보도를 심화했다.

 

p143

보도는 단순히 몇몇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인용문 몇 개 따오는 것의 문제일 수 없다.

 

p144

시장이 갈수록 저널리즘 이외의 분야에 대한 심층 지식을 가진 지원자들에게 반응하고 있으며 정보의 복잡성과 사람들이 그 정보가 설명되고 맥락화되기를 원하는 속도는 평균적으로 박학다식한 사람을 위한 여지를 거의 남겨두지 않고 있다

 

p145

속도는 성찰적 보도의 방해물이지만 지식을 느리고 긴 형식의 보도를 이루는 요소로만 이해하는 것은 실수일 수 있다. 모든 보도 상황에서 당면한 주제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기자는 더 적게 알고 있는 기자보다 유리하다.

 

지식은 급히 날조되고 잘못된 기사 줄거리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이다.


<5장 수용자의 문제>

 

p157

워싱턴 중심의 기사는 과잉생산된다. 그런 기사는 정치적 이해관계자에게는 깊은 관심 대상이지만 대부분의 시민에게는 일시적인 흥밋거리일 뿐이다.

 

p160

정치기사는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복잡한 공공정책 계획보다 그 진행과정에 관해 쓰는 것이 훨씬 더 쉽다.

 

p163

클린턴 의료개혁안을 둘러싼 싸움에서 누가 이기고 있는지에 관한 기사들이 개혁안의 본질에 관한 기사들을 수적으로 압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쟁이 진행될수록 대중이 더 잘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혼란스러워 했다.

 

p165

언론인은 정치인 및 정치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 및 사람들의 문제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p166

언론발전연구소는 154개 지역 TV 방송국에 관해 방대한 연구를 수행했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더 긴 기사, 즉 더 깊이 있는 기사가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음을 발견했다. 

소수의 길고 우수하게 제작된 기사들로 이루어진 뉴스 프로그램은 더 짧은 아이템들로 가득한 뉴스 프로그램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보 수집과 기사 전달을 잘하는 방송국이 시청자로부터 보상받는다는 것이다.

 

NPR은 다른 방송국에 비해 더 긴 기사를 전달하며 정치적 내분에 더 적은 시간을, 정책 문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NPR은 또한 더 많은 상향식 기사, 즉 시민의 관점에서 정책 문제를 분석하는 기사를 보도한다.

 

P168

심층 기사들이 짧은 게시물보다 20~40배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인다.

 

기사들이 충분히 홀로 설 수 있을 만큼 확실한 경우에만 한 사람에게서 다음 사람에게로 전달되는 경향이 있으며 길이가 긴 저널리즘이 웹에서 작동하고 있다.

웹에서 많은 수용자를 끄는 기사들은 검색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얄팍한 보도가 점점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데 실패한다.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뉴스 매체들이 더 빨라지는 대신에 더 지혜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들에게 속보경쟁에서 벗어나 뉴스에 대한 가장 통찰력있는 해석을 (시간이 아닌 하루 단위의 속도로)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

 

고급 저널리즘은 5W를 배열하는 능력이 아니라 해석적이고 박식하며 지적이고 흥미로우며 통찰력있는 기사를 쓰는 능력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P172~173

많은 전통적 뉴스 매체가 구독률이나 시청률의 하락에 대응해 저질러온 실수는 사람들이 신문이나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가정한 것인데, 사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항상 품어왔던 욕구는 알고자 하는 욕구다. 신문과 뉴스 프로그램이 이러한 정보의 유일한 전달 수단이었을 때는 그들이 보유한 정보가 아니라 그들 자신이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가정하기 쉬웠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광범위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고, 수많은 방식으로 그들의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뉴스매체가 성공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던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오늘날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미디어 체계에서 더 잘 작동하는 것은 목표 수용자들을 겨냥한 뉴스, 즉 틈새 뉴스다. 연구들은 표적화 targeting가 그 이용자들로부터 매체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는 충성도의 증가를 가져온다.

 

p174

디지털 시대가 뉴스 매체들이 탁월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영역들에 집중하도록 요구한다. 당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라


<6장 민주주의의 문제>

 

p182

뉴스 공급은 과거 그 어느때보다 많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그에 대한 수요다. 뉴스를 챙겨보기를 즐기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미국인 수는 지난 20년 동안에만 54%에서 45%로 떨어졌다. 청소년 중에는 단 27%만이 뉴스를 챙겨보기를 즐긴다고 답했다.

 

p193

쏟아지는 오보와 헛소리에 휩싸인 대중의 관점에서 언론은 그 어느 때보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이용할 수 있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이렇게 그럴듯한 의견과 어림짐작보다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더 많이 필요로 한 적도 없다. 오늘의 이슈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는 갈수록 희소한 것이 되고 있어서 시민 저널리즘은 이것을 매일매일 제공할 수가 없다.

 

<옮긴이의 말>

p196

허위 정보가 넘치는 현재 저널리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언론사 및 언론인의 전문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시점의 한국이라는 맥락에서도 통한다. 언론이 사실만은 보도해야 한다는 원칙을 넘어 진실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절실하다.